지난해 시즌 전 "박병호가 터지면 지구는 폭발한다"(참조 글 hitting.kr/1004)의 글을 기억 할 것으로 믿는다.
당시 LG 트윈스에 소속된 박병호는 유망주가 늘 그렇듯 타격폼 변화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동계훈련 기간동안 변신했던 타격은 이번에도 박병호의 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시즌 도중 넥센 히어로즈 이적했던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잠재력을 폭발해 올 시즌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 당시 필자는 박병호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입단 후 꾸준히 지켜봤지만 껍질을 깨기가 어려웠고 늘 시즌 직전에 기대했던 것만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몇년째 지속됐기 때문이다.

야구인이라면 누구나 박병호의 잠재된 파괴력을 높이 인정한다. 괴력의 사나이 답게 걸리면 넘어가는 우직한 파워와 특히 밀어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박병호 특유의 홈런포는 도저히 그 기대감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시즌 박병호는 "거포 유망주"는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다는 걸 여실히 증명해 내고 있다. ‘물꼬’를 터뜨리기가 힘들었지 그 물꼬가 한번 열리면 이후부터는 만사형통이라는 걸 보란듯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박병호의 타율은 .241에 불과하다. 하지만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장타율은 무려 .552다. 특히나 .384의 출루율은 그동안 박병호의 성장을 갉아먹었던 근본 원인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낮은 에버리지 이지만 그만큼 상대투수들이 박병호의 한방을 의식한다는 뜻으로도 풀이할수 있기 때문이다. 삼진(11개)보다 볼넷(14개)이 더 많은 지금의 박병호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박병호가 때려낸 안타(58타수 14안타) 14개중 무려 10개가 장타(홈런4개, 2루타 6개)다.  이 역시 그의 잠재된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박병호의 타격 이야기다. 잘 나가는 넥센 히어로즈의 공포의 LPG(이택근-박병호-강정호) 타선 그중에서도 4번타순에 배치된 박병호는 떠나 보낸 LG 트윈스 팬이나 넥센 히어로즈 모두 관심의 대상임엔 틀림이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가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은 몸쪽 공에 대한 공략이다.(타격영상 4월 27일 한화전, 좌측펜스 직격 2루타, 상대 투수- 안승민, 구종- 포심 패스트볼 141km)

원래 센터를 기준으로 우측으로 때려내 홈런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왔다고 평가됐지만 유독 몸쪽 공에 대한 약점이 두드러졌던 박병호다.
타격에서 우측으로 홈런을 생산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몸쪽 공은 고도의 타격기술을 요하며 실제로 몸쪽 공을 잘 때려내는 타자도 드문 편이다. 위의 영상은 타격의 시작부터가 아닌 스윙의 시작, 즉 스트라이드&로드(Stride&Load) 과정은 생략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지난해에 비해 올 시즌 박병호는 배트를 쥐는 그립 위치가 뒷쪽 귀 위까지 올라와 있다.


그립 위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그 반대의 그립 위치에 비해 내려 찍는 다운컷(Downcut) 스윙이 보다 용이해 졌다는 걸 의미한다. 파워포지션에서 최단 거리로 내려 찍는 스윙은 그만큼 몸쪽 공 공략에 있어 수월하기 때문이다. 바깥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선 전체적인 상체의 움직임의 상태가 큰 원을 그려야 한다면 몸쪽 공은 작은 원에서 얼만큼 타이트하게 스윙을 끌고 가(Dreg) 밸런스를 잃지 않고 타구에 힘을 싣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1-8프레임까지 배트가 발사되는 것을 보면 뒷쪽 팔꿈치 옆구리에서 아주 타이트하게 붙여져 나온다.
이 과정에서 뒷쪽 어깨 역시 그 연동성에 의해 앞쪽 어깨보다 낮아지는데 유심히 볼것은 배트의 노브 부분(Knob) 즉 배트를 쥔 그립이 어느 정도까지 앞으로 끌고가서 스윙이 이뤄지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영상에서도 보이듯 철저하게 인&아웃 스윙, 그러니까 몸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최대한 안쪽(In)을 길게 끌고 갔다가 이후 배트 바깥(Out)쪽이 나온다는 뜻이다.


15프레임(컨택트 순간)을 일부러 따로 빼 봤다.
언젠가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타자의 타격장면을 모두 보지 않고 이와 같이 컨택트 순간만 보더라도 그 타구가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를 알수 있다고 했다. 보다시피 박병호의 컨택트 지점은 자신의 앞 무릎 앞쪽이다. 뒷 팔은 교과서적으로 L 자 모양을 그리고 있고 컨택트 이후 진행될 배트가 공을 뚫고 지나가기 위한 매커닉(Mechanic) 즉 히트 스루 더 볼(Hit Through The Ball)을 하기 위한 과정이 충실해 있다.

히트 스루 더 볼이란 배트가 공을 뚫고 나가 피니쉬 전까지 충분히 배트에 파워를 전달해 주는 것을 일컫는다. 위의 영상에서 보면 15프레임에서 뒷팔꿈치가 L자 모양을 띠며 이후 뒷팔꿈치가 쭉 펴지면서 가격한 공을 충분히 뚫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배트가 공을 만난 접점지점을 길게 끌고 간다. 이렇게 되면 컨택트 후 앞쪽 팔은 쭉 펴지면서 그 연동성에 의한 배트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데 특히 몸쪽 공을 앞 무릎 앞쪽에서 정확하게 가격해 히팅포인트가 형성 됐을시 영상과 같은 모습이 나온다는 걸 알수 있다.


임팩트 된 순간 박병호의 머리와 앞발까지를 선으로 이어보면 대각선 형태의 선이 그어지는 걸 알수 있는데 이것은 곧 타격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는 다는 걸 의미한다. 스트라이드 후 착지된 앞발 끝은 안쪽으로 닫아놓는 것, 그리고 앞 무릎을 쫙 펴며 지금까지 진행돼 온 파워의 분산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아름다운 스윙 모습이다.

힙턴, 그러니까 엉덩이 회전도 자신의 배팅공간[필자 주: 원래 타격에서 배팅공간이란 말은 없다. 이건 필자가 글을 이해시키기 위해 만든 말이다. 배팅공간은 스피닝(Spinning)을 방지하기 위한 걸 줄여서 일컫는 말이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서치 창에서 스피닝으로 검색하면 이것에 관해 자세한 설명의 글이 있을 것이다.]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 순간만을 놓고 보면 거의 완벽한 몸쪽 공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격영상 4월 27일 한화전, 우측 2루타, 상대 투수- 유창식, 구종- 포심 패스트볼 143km)

위의 영상은 같은 날 경기에서 우측 2루타를 쳐낼 때의 모습이다.
박병호는 원래부터 밀어서 장타를 잘 생산하는 타자였지만 이 영상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소중한 자료다.

먼저 박병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한눈에 알수 있다. 공과 배트가 만나는 접점 지점 즉, 히팅 포인트지점을 보면 자신의 뒤쪽 허벅지쪽까지 와서 컨택트가 되고 있는데 만약 이 타격의 결과를 알수가 없고 타자가 누군지를 모른다면(임팩트 지점만 알고 있다면) 십중팔구 우측에 파울 타구가 나와야 정상이다.
포인트 지점이 너무나 뒤쪽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좀(많이) 늦은 지점에서 컨택트가 됐지만 자신의 선천적인 주무기(파워)를 살려 2루타로 만들어 냈다.


바깥쪽 공은 몸쪽 공 공략에 비해 타자자신의 회전력은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 몸쪽 공이 매우 타이트한 스윙의 진행방식에 모든 타격 기술적인 매커닉이 담겨 있다면 바깥쪽 공은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몸쪽 공은 가격하는 지점이 좁기에 그만큼 빠른 엉덩이의 회전력이 필요하고 덧붙여 배트를 끌고 나오는 것도 작은 각에서 드래그 됨은 물론 앞쪽 어깨가 빨리 열리지 않는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쪽에 비해 바깥쪽 코스는 그렇게 타이트한 스윙 진행이 필요가 없다.

첫번째 영상(몸쪽 공)과 비교해 보면 이 타격장면에서 박병호는 스윙이 시작될때 뒷쪽 팔꿈치가 옆구리에서 붙여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몸쪽 공을 공략할때 컨택트 지점에선 앞 팔꿈치가 펴져 있지 않지만 이 영상(바깥쪽)에서는 컨택트 순간에 앞 팔꿈치 쭉 펴져 있다. 그리고 피니쉬 과정에서의 손목 되감기(Rolling)도 몸쪽 공을 가격할때에 비해 먼저 시작되고 일찍 끝낸다. 왜냐하면 바깥쪽 공은 몸쪽 공에 비해 엉덩이 회전(Hip-rotation)과 몸통 회전(Torso-rotation)이 덜 하기 때문이다.

 


첫번째 몸쪽 공을 공략할때 컨택트 순간과 지금 위 바깥쪽을 가격할때의 컨택트 순간을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가격 지점이 늦은 곳에서 형성됐기에 뒷 팔꿈치는 L 자 모양의 형태도 아니고 몸쪽 공 공략과 비교해 컨택트 순간에 앞 팔은 쭉 펴져 있다. 이것은 꼭 박병호가 아니라도 다른 타자도 마찬가지인데 과거 유망주 껍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을 당시의 박병호와 지금의 박병호는 천지차이다.

보통 보면 바깥쪽 공을 공략할때 뒷발이 이탈 되는 경우가 많다.  타격시 타자의 배꼽 위치는 타구를 보내고자 하는 방향에 있어야 한다는 이론으로만 놓고 보면 몸의 회전이 덜한 바깥쪽 공을 밀어쳤을시 지금 박병호의 배꼽 위치는 우측으로 향해 있다. 다시 말하지만 그만큼 몸의 회전력이 몸쪽 공을 가격할때보다 덜 하기 때문이다. 공이 조금만 높게 형성됐다면 이 타구 역시 2루타가 아니라 우측 홈런으로 연결됐을거라고 예상해 본다.


개인적으로 박병호가 기대했던 것만큼 활약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
이쁜 아내를 얻어 정신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올 시즌 달라진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원래 잠재력 측면에선 박병호만한 선수도 드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만개해야 할 일만 남아 있는듯 싶다.

대형 타자의 등장은 대형 투수보다 더 반가운 일이다. 프로야구 스타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의 대부분이 야수보다는 투수를 하려는 풍토 역시 오랫동안 지속돼 왔는데 그만큼 홈런 타자 유망주는 드물었고 또한 교타자에 비해 완성품이 된다는 것도 어려웠다. 몇년여를 되돌아 온 박병호 이기에 그리고 비록 낮은 에버리지지만 걸리면 넘어가는 신개념 4번타자의 등장이 그래서 더 반갑다.
박병호의 앞날에 늘 행운이 깃들길 빈다.

<끝>




사진/ 넥센 히어로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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