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 선 모든 타자는 홈런을 노린다.
특히 장타력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 슬러거 유형의 타자들은 자신의 임무를 명확히 알고 있다.
1980년대 홈런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만수(현 SK 감독)가 슬럼프에 빠져 한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을때가 있었다. 당시 모 기자가 이만수에게 “타격코치가 그러는데 스윙할때 힘이 너무 들어가 홈런이 안 나온다고 하는데 이만수 선수 생각은 어떤가요?” 라고 질문을 던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의 상식을 깨는 말이었다. “타격할때 온 힘을 다 집중해 쳐도 홈런이 나올까 말까 하는데 힘을 빼고 어떻게 홈런을 칩니까?” 였다.

당시 필자가 중학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20년이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그 멘트가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이만수의 대답은 많은 의미를 내표하고 있어서다.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타격에서의 부드러움은 강함이 있어야 장타가 터져 나오고 그 강함은 파워의 분산없이 집중(임팩트시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 된 힘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 를 다른 의미로 해석해 보면 부드럽지 못한 스윙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지만 그 부드러움도 파워가 없으면 나올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할수 있다.
물론 부드러운 타격동작 속에 홈런을 쉽게 터뜨리는 유형의 선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켄 그리피 주니어의 그 환상적인 타격폼을 상기해 보라) 이런 선수는 흔치가 않다.


어찌됐든 홈런타자는 장타를 터뜨리는게 주된 임무라는 관점에서 봤을때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중심타선의 홈런 실종은 팀 성적과 정비례 하고 있다.
한점의 득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생(?)이 뒤 따르지만(아웃카운트 하나를 버리는 번트, 도루,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작전 등등) 홈런은 이러한 힘든 과정이 필요가 없다. 홈런 한방은 최소 한점이 보장되는 안정된 득점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홈런타자는 에버리지가 뛰어난 선수들 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고 그 값어치는 높은 연봉으로 보상받는다.

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27)이다. 젊은 거포로 늘 팬들의 관심 대상이지만 매년마다 널뛰기 하듯 타격 부침이 심하고 그때마다 타격폼 변화 역시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미리 말하지만 오늘 글은 그 어느때보다 전문용어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럴때마다 괄호를 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니 독자 분들이 이해를 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으로부터 좌측 2루타를 터뜨리는 타격 장면

나지완은 좋은 타자일까.
단도직입적인 이러한 질문에 필자는 단연코 "그렇다"라고 생각한다.
나지완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타격 레벨이 뛰어난 타자다. 아웃코스 공을 엉덩이가 빠지면서 밀어쳐 안타를 생산한다거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의 커트 능력도 생각보다 뛰어나다.
스윙의 콤팩트 한 느낌은 없지만 반대로 스윙에 대한 감각은 있다. 하지만 임팩트시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지난해 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이걸 말함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타격에서 쉽게 간과되기 쉬운(국내에선 알려져 있지도 않지만)것 중에 하나가 스피닝(Spinning)이다. 타격에서 스피닝은 쓸모 없는 힘이다. 그냥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스피닝이란, 힘의 분산을 의미한다. 그럼 타격에서 힘을 분산 시킨다는게 어떠한 뜻일까.


타격은 체중의 전진력과 회전력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것은 타격에서의 어떠한 흐름에 따른 분리 목적일뿐 “(테드 윌리암스(Rotational Hitting) 나 찰리 라우(Weight Shift)로 대표되는)” 즉, 회전과 직선형 타격방법일뿐 현대  타자들에게 이러한 공식을 들이댄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타자가 이 두가지 타격방법을 섞여 가며 스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타격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뒤에서 앞으로 이동하는 체중이동(회전도 마찬가지)시 타자의 몸은 자신의 중심선을 넘어서까지 이동하면 안된다는 정석 아닌 정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선을 넘어갔을시 스피닝 현상이 일어났다. 라고 한다. 중심선을 넘어가게 되면 타자가 지금까지 진행해온 스윙의 일련과정[배트가 발사(Launch)돼 콘택트(Contact)까지)] 에서 모은 파워를 배트에 모두 전달할수 없다. 물론 이것도 타자의 유형에 따라(타격폼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타격시 스트라이드(Stride)를 통해 타이밍을 잡는 선수는 이 스피닝이 발생해 자신의 중심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자, 여기까지 이글을 읽고 이해를 못한 분들에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타자가 잡아당겨 홈런을(우타자 기준시)을 생산할때 히팅포인트는 앞 무릎 앞쪽 15cm-30cm 정도에서 배트와 공이 만나야 한다. 하지만 더 앞쪽에서(투수쪽으로) 히팅포인트가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타자의 중심선은 앞으로까지 넘어가게 돼 타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파워를 모두 담아낼수가 없게 된다. 덧붙여 이렇게 되면 팔로만 스윙을 하게 돼 타구에 힘을 싣는게 힘들어져 파워가 분산돼 버린다. 이것은 단편적으로 예를 든 것이기에 다소 설명과 이글의 주제와는 어울리지는 않겠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어쩔수 없이 이렇게 언급을 했다.

하지만 나지완은 스트라이드를 하며 스윙을 하는 그리고 타이밍을 잡는 타자지만 스피닝 현상이 없다.(하지만 있다. 모든 타석에서 전부 같은 현상이 있다. 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분명히 있다) 물론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변화구에 배트가 따라가 상체가 앞으로 이동하면서까지 스윙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것은 투수에게 자신의 타이밍을 빼앗겼을때 그렇지 통상적으로 자신의 배팅공간에서 스윙을 할때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왜 나지완의 홈런포는 실종됐을까. 개인적으로 그 원인을 타석에서의 중심이 되는 뒷발 위치 때문으로 본다. 자 아래 사진을 보자.


위의 이미지는 지난 5월 30일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경기에서 9회초 스캇 프록터에게 홈런성 단타를 때릴때의 모습이다. 스윙을 한 후 홈런 설레발을 치다(맞는 순간엔 모두들 홈런임을 직감했던) 2루까지 가지 못해 미디어와 팬들의 집중 비판을 받았던 나지완은 지난해부터 오픈 스탠스(타석에서 앞발을 열어놓는 스탠스)로 타격폼을 바꿨다. 하지만 나지완은 여타의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타자와는 달리 뒤쪽 발 위치가 조금 특이하다. 타석에서 앞발을 미리 열어 대기하는 것은 다른 오픈 스탠스를 취하는 타자와 비교해 특별할게 없지만 오른발 끝이 일직선이 아닌 투수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그것도 매우 심할 정도다.

타자 배꼽 정면에서 찍힌 사진에서 보면 그 극심함이 더욱 느껴졌을텐데 아쉽게도 찾지 못해 이 사진으로 대신했다. 위의 이미지와 같이 타자의 오른발 끝이 투수쪽을 향해 있으면 스윙시 앞쪽(왼쪽) 허리가 빨리 열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스트라이드시 내딛는 앞발 찾지점이 스퀘어(뒤발과 비교해 비스듬하게)형태가 되더라도 허리가 빨리 열릴 것이다. 하지만 나지완의 앞발 착지는 홈플레이트 안쪽으로 약간 클로스가 되게 내딛는다. 나름 이러한 스탠스(오른 발 끝이 투수쪽으로 향하는)에 따른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 하기 위한 본인의 생각(타격코치의 조언도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추론)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본문에서 언급한 스피닝 현상은 오른발 끝을 지나치게 앞쪽으로 미리 이동해 놓은 상태에서 스윙을 가져 가기에 자신의 중심선에서 모든 파워를 공에 전달하기가 힘들다. 즉, 자신의 배팅공간에서 자신의 타이밍에 정확하게 콘택트가 됐더라도 허리가 빨리 열리게 돼(스윙의 중심선을 지나쳐 버리는) 공에 자신의 파워를 싣는게 그만큼 떨어질수도 있다는 뜻이다.

보통 보면 허리의 회전이 부족한 타자들이 뒷발 끝을 투수쪽으로 미리 위치해 놓는걸 종종 보게 되는데(같은 팀의 최희섭이 2008년 타석에서 이러한 뒷발 형태였다. 허리가 안돌아 허리가.. 라고 말했던 당시 모 감독이 필자에게 언급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해 다이어트를 통해 충분히 살을 뺀 나지완이기에 왜 이렇게 뒷발 끝을 투수쪽으로 미리 위치한 상태에서 스윙을 하는지를 모르겠다.


하지만 나지완은 타석에서 이러한 오른발의 위치(스피닝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에도 불구하고 타격폼이 엉망인 상황은 아니다. 이것은 스트라이드시 착지점에서 클로스로 앞발을 내딛기에 허리가 오픈 되는 걸 그나마 방지하는, 그리고 상체가 스테이 백(Stay back) 즉, 약간 뉘여져 있는 모양을 띠기에 공을 띠우는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잡아당겨 총알 같은 타구를 만들어 내는데는 지금의 타격폼이 훨씬 편할 것이다. 그만큼 타격시 허리의 회전력은 미리 틀어놓은 뒷발 때문에 더 강력해 질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과 배트가 만나 충돌하는 접점지점에서 배트가 충분히 공을 뚫고 지나가는 매커닉(Mechanic)인 히트 스루 더 볼(Hit Through the ball) 은 하체의 로테이션이 지나치게 빨라 질수도 있기에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오히려 오른발 끝의 위치로 인해 모든 공을 밀어친다는 마음가짐으로 좀 더 뒤쪽에 자신의 포인트를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한다면 지금 보다 더 높은 에버리지 그리고 장타 생산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른발 끝이 투수쪽으로 미리 돌려져 있는데 상체는 앞으로 나가지 않는, 하지만 앞쪽 허리가 빨리 열릴 위험성이 큰,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아당겨 쳐 좌측 홈런이 나오지 않는... 나지완은 참으로 미스테리 한 선수임엔 틀림없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이순철 수석코치가 지난해 나지완에 대한 독설(타격폼에 대한 문제)을 언급 한 부분중 지난해와 비교해 올 시즌 어떠한 타격폼 변화가 일어났는지(스트라이드, 스윙각, 배트 그립 위치 등등) 포스팅 할 예정이다.

<끝>




사진/ KIA 타이거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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