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초 알버트 푸홀스(32. LA 에인절스)는 데뷔 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11년간 몸 담았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벗고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 에인절스에 입단 한 푸홀스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시범경기에서의 맹타가 이상할 정도로 그의 부진은 함부로 재단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푸홀스는 4월 한달을 무홈런, 그리고 5월 7일 이적 후 첫 홈런이 터지긴 했지만 이후 경기에서도 부진을 거듭하며 타율은 2할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계속 된 부진은 많은 말들을 남겼는데 그중 대표적인게 “노쇠화가 찾아왔다” 와 “타격코치인 미키 해체 때문(실제로 해처가 타격코치에서 짤린 후 푸홀스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였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노쇠화는 섣부른 판단이다. 타격에서 쇠약해졌다는 것은 공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는 뜻과 파워를 잃어버렸다는 것인데 운동선수가 한 시즌만에 급격하게 추락하는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없었다. 그리고 타격코치의 해임이 푸홀스와 깊은 연관이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물론 타격코치가 팀을 떠난 후 푸홀스의 성적은 반등했기에 이러한 이유도 포함이 되겠지만 푸홀스와 같은 대타자가 단지 코치 때문에 타격이 부진했다는 것도 야구판의 생리(현장에서의 생리)를 감안하면 뚜렷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푸홀스의 부진과 반등 사이에서는 적응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적응은 내셔널리그에서 아메리칸리그로 옮긴데 따른 적응이 아니라 푸홀스 타격자세에 대한 적응을 의미한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푸홀스와(위) 현재 에인절스(아래)에서의 타격자세를 분석해 보면 크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타격폼 변화를 읽을수 있다.

첫째는 스탠스 변화다.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 시절에도 타격 스탠스가 자주 바뀌는 스타일이었지만 원론적인 부분에서 놓고 보면 그것이 꼭 타격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었다.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푸홀스 타격자세는 스탠스 폭이 넓다. 쩍벌남 수준의 넓은 스탠스까지는 아니었지만 소위 말하는 브로드 스탠스(Broad Stance) 즉 준비자세에서의 양 발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었다.
타격에서의 스탠스 변화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변화할수 있고 스탠스 폭에 따른 배트 스피드의 변화, 그리고 스윙시 스윙의 추진력 역시 영향을 끼친다.


이 시절 푸홀스의 타격모습을 보면 타이밍을 잡는 앞발의 스텝이 눈에 띤다. 극단적인 스트라이드(Stride)를 통해 타이밍을 잡는 건 아니었지만 한족장 정도(보통 반족장 정도)를 앞으로 내딛는데 그럼으로 인해 하체의 중심이동이 컸다. 푸홀스의 중심이동은 그의 뒷쪽 엉덩이의 움직임을 보면 된다.
몸이 회전하는 과정에서 뒷쪽 엉덩이는 앞쪽으로 자연스럽게 축척된 파워를 전달하는데 이렇게 되니 처음 지면에 고정돼 있던 뒷발이 전방으로(앞쪽으로) 이동하는 걸 볼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뒷발은 스윙을 끝마친 후 발 뒷꿈치만 들어 하프상태(Half)로 체중이 뒤에 머물게 된다.

에인절스에서의 푸홀스의 엉덩이 회전력은 세인트루이스 때와 비교해 보면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스탠스 폭이 적어 체중이동이 덜한 편인데 타격후 푸홀스 특유의 뒷발의 움직임과 하프 상태는 과거와 비교해 큰 차이점이 없다. 하지만 앞발의 움직임은 분명히 변했다. 아니 변했다기 보다는 이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게 더 올바른 표현인듯 싶다. 왜냐하면 지금 에인절스에서의 푸홀스의 앞발은 과거 세인트루이스 시절 활약할때의 푸홀스가 종종 취했던 타격폼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푸홀스와 세인트루이스 시절의 푸홀스 타격에서 앞발만 놓고 보면 거의 흡사하다는 걸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타격시 앞발의 스탭 없이 처음 준비자세에서 앞발 뒷꿈치만 들었다가 지면에 내딛는 방법을 취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타격 방법을 태핑 타법(Tapping)이라고 하는데 홈런왕을 차지했던 2009년 푸홀스는 자주 이러한 타격으로 홈런을 터뜨리곤 했었다.

타격시 앞발을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뒷꿈치만 들었다가 스윙을 하게 되면 푸홀스의 스탠스 폭은 이전(앞발을 한족장  정도 내딛는)보다 좁아질수 밖에 없다. 스탠스 폭이 좁다는 건 스윙의 콤팩트 함을 의미하고 배트 스피드와 파워는 원론적으로 느려지거나 줄어들수 밖에 없다는 뜻과 같다.
하지만 지금의 푸홀스가 급작스럽게 지금과 같은 타격자세를 취했던 선수가 아니었다는 명제(세인트루이스 시절에도 간혹 취했던 타법이기에)를 감안하면 타격에서의 이질감은 보통 팬들이 생각하고 있는것처럼 그렇게 크지가 않다. 푸홀스 속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그렇기에 이건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론이지만 에인절스에 와서는 완전한 태핑 타법으로만 타격을 하는게 미래에 대한 대비책(?)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스탭을 내딛어 체중이동이 극심하다는 건 그만큼 배트 스피드와 파워는 있겠지만 정교함에선 떨어지기 마련이기에 전체적인 스윙폭을 줄여 좀 더 높은 에버리지를 생산하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의지로 표현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푸홀스도 우리나이로 33살이다. 불혹의 나이까지 돈값을 하려면 아무래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대비책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론이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푸홀스가 극심하게 부진할 당시 일각에선 타격폼을 의식적으로 바꿔 버려 부진이 찾아왔다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의견이 아니었나 싶다. 푸홀스는 경기 중에도 비디오실을 찾아가 이전 타석에서 자신의 타격폼을 관찰하며 잘못된 부분을 체크 할 정도로 욕심이 대단한 선수다. 일전에 이곳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만큼 자신의 타격에 대한 욕심이 대단한 선수라고 볼수 있는데 이것은 곧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해 의식적으로 타격자세를 변화 했을지라도 자기 자신도 모르게 타격자세가 바뀌어서 성적이 하락할 선수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즉, 자기 자신도 모르게 타격자세가 변화돼 성적이 하락했다는 건 그동안 푸홀스의 성향을 볼때 이해할수 없는 평가다.


덧붙여 푸홀스의 스탠스 폭이 좁아져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낮아 폭발력 있는 스윙이 실종됐다는 의견도 당시 부진할때의 푸홀스 처방과는 다소 동떨어진 의견이다.
과거의 푸홀스와 지금의 푸홀스 타격에서 한결 같은게 백스윙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배트가 발사 직전 그립위치가 자신의 뒷쪽 귀 위로 올라갔다가 론치 포지션(Launch Position)를 잡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배트 노브 부분(배트 아래 뭉둥한 부분)을 기준으로 푸홀스의 뒷쪽 귀를 노브와 가상의 선을 그어보면 거의 일직선상에서 배트가 출발한다는 건 세인트루이스 시절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위의 영상에서도 보여지다 시피 세인트루이스 시절이나 지금이나 스탠스 폭과 앞발의 이동은 변화했을지 모르지만 배트 그립위치는 별로 변한게 없다는 뜻이다.

올 시즌 현재 푸홀스는 타율 .280  홈런26개, 82타점의 성적을 기록중이다.
시즌 초 두달 동안 성적을 까먹었던 때를 생각하면 엄청난 홈런과 타점 페이스다. 최소 30홈런-100타점은 충분하다는 평가인데 타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할을 칠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시즌 막판 팬들의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스 변화에 따른 타격변화에 도움이 되는 글(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 발행된 글인데 시간이 되면 2편과 3편도 찾아서 읽어 보라)

타격의 과학, 스탠스 변화에 따른 타격 방법론(4)
타격의 과학, 스탠스 변화에 따른 타격 방법론(1)




사진/ ESPN.com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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