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듣보잡(지금도 듣보잡이긴 하지만) 시절 김성근식 야구를 굉장히 혐오했었다.

형식의 틀을 깨는 그리고 개인의 범주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야구관과의 괴리감 때문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에 대한 필자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건 그후로 얼마 되지 않아서다. 다름 아닌, 야구를 알다보니, 야구를 공부하다 보니, 그리고 야구를 사랑하다 보니...
누구나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듯 윤석구의 야구세상 역시 이 시절을 기억하면 부끄러운 기억뿐이다.

역사는 진보한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꿰뚫고 있으면 미국의 현대사를 바로 알수가 있듯(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김성근 감독이 살아온 길을 파헤쳐 보면 야구란 무엇인가를 바로 알수가 있다.
그리고 야구가 지닌 본질적인 그 무엇(승부란 무엇인가)을 알고 싶으면 김성근 야구가 추구하는 것을 살펴보면 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듯, 야구 역시 승자의 기록이다.
이 기준으로만 놓고 본다면 김성근 야구는 말년에 와서 빛을 보게 된 케이스다.


이번 한주 내내 방송(야구해설)때문에 지방에 머물렀다. 올해 유난히 각 팀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역시나 SK도 예외는 아니라듯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바로 김성근 감독의 경질이다.



스포츠는 고대시절부터 정치권의 ‘놀이문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유희였다.

노예와 죄수와의 싸움은 화려한 유희였고 심지어는 여성 검투사를 등장시킨 시점 역시 1세기 로마시대였을 정도로 스포츠는 정치권의 놀이문화를 충족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현 시대의 스포츠는 모든 매스미디어를 장악할 정도로 동경의 대상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야구는 팬과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며, 그것은 곧 팬의 자존심과 직결되는 문화의 도구로서 그 가치가 무한대다. 이것은 당연히 승리지상주의가 첫번째 목표로 자리 잡았으며 그 욕구(응원팀의 성적)는 곧 자존심과 정비례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김성근 감독의 경질은 구태연한 그리고 시대착오적인 SK 프론트의 마인드가 얼마나 저질스러운지를 증명하고 있다. 마치 과거 로마시대로 회기를 한듯한, 덧붙여 야구를 자신들의 논리로 꿰 맞추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화가 나는 것도 이점이다.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은 성적이 우선시 된다. 김성근이 이룩한 4년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성과는 김응룡(전 해태 감독)이후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일뿐만 아니라 야인 김성근의 진면목을 여실히 증명해준 하나의 사건이다.


2006년 말 SK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은 이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신화를 써냈다.

전년도 6위팀을 단숨에 정상으로 올려놓은 이면에는 김성근 역할이 지배적이었음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SK는 80-90년대 해태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등장한 절대강자의 이미지였고 돈 없던 해태와는 달리 앞으로도 영원할듯 보였다. 이러한 팀을 재건한 김성근은 결국 경질이란 사상 초유(전년도 1위팀 감독을 시즌 중 경질한 전례가 있었나?)의 주인공이 되며 다시 야인으로 돌아 갔다.

SK 수뇌부의 김성근 경질은 얼마나 야구인을 우습게 봤는지를 여실히 증명해준 것 같아 속이 더 쓰리다. 프론트와 현장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현장의 요구 사항은 프론트가 해결해줘야 할 임무가 있으며 그것이 용납되지 않을땐 프론트가 있을 필요가 없다. 시즌 전 부족한 전력 부분에 대해 선수영입 의지를 여러차례 건의 한 김성근 역시 프론트 입장에선 갑이란 마인드로 처신했기에 불거진 일이다.

사실 SK의 표면적인 김성근 경질 이유는 자신들의 뜻대로 말을 들어먹지 않는다. 가 아닌가?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더불어 자기주장이 강한 감독은 눈에 가시처럼 여겼을 프론트의 마인드가 눈에 훤하다.


김성근 감독의 경질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감독대행에 오른 이만수 2군감독이다.

야구인들의 가장 큰 꿈은 1군 감독이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남자라면 꼭 하고 싶은 직업을 해독제독,오케스트라 지휘자, 그리고 야구감독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만수 역시 감독직에 올랐으니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사람이다. 하지만 이만수는 현역시절이나 지금이나 천성은 어쩔수 없다는 걸 유감없이 선보이며 한국적 정서를 허물어 뜨리기에 충분했다.

감독대행에 올라선 날,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띤 얼굴로 기자들을 대하는 것 하며, SK 수뇌부들과도 마치 약속이나 한것처럼 기쁜 마음을 숨기질 못했다. 이 장면을 보며 필자는 현역 시절 이만수가 떠올랐다. 이만수의 활약을 폄하 하자는게 아니다. 과거 이만수는 홈런이라도 치면 그라운드를 돌며 기쁜 마음을 한없이 표출했던 선수로 기억된다. 방방 뛰는 것도 모라자 홈런 세레모니 역시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천성은 이해 한다 하더라도 18일 감독대행에 올라선 날 기쁨을 감추지 못한 얼굴 표정은 김성근의 뒷모습만큼이나 씁쓸했다. 좋게 보면 해맑은 아이 같은 모습이었지만 날이 날인만큼 그리고 성인이라면 그러한 표정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늘 따라 “이만수도 내 새끼다” 라고 했던 김성근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다시 말하지만 야구는 정치가 아니다. 감독대행 첫날 보여준 이만수의 파안대소를 결코 잊을수 없을것 같다. 아울러 오직 야구로만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성근 감독에 대한 SK의 처신은 키워준 부모를 해코지 한 패륜아 같은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SK 구단의 패륜적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사진/ SK 와이번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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